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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성공신화

정상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들의 성공 스토리. 고졸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된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 해드립니다.

36년간 빨래만 생각한 남자…고졸 CEO 신화 쓴 '세탁기 박사'

( 등록일: 2013/02/18 | 조회수: 44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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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9월 부산 온천동 옛 금성사(현 LG전자) 공장. 소년티를 막 벗은 스무 살 청년이 고교 우수 장학생으로 입사했다. 으레 잘나가던 TV사업부를 지원할 줄 알았지만 이 청년은 의외의 선택을 했다. 모두가 기피하던 세탁기 설계실을 자원한 것. 국내 세탁기 보급률이 1%도 안되고 일본 세탁기 기술조차 제대로 베끼지 못하던 때였다.

“세탁기 설계실로 가면 ‘물먹었다’며 사표를 쓰는 동기도 있었죠. 그런 걸 봤는데도 이상하게 우리 기술로 세탁기를 만들고 싶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스무 살 청년의 세탁기 사랑이 36년째 이어지고 있다. 국내 4대그룹 최초의 고졸 출신 최고경영자(CEO) 조성진 LG전자 사장(56)의 이야기다. 그의 모교인 용산공고에는 “선배님 사장 승진을 축하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여기저기서 강연과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조 사장은 대부분 거절하고 있다. “아직 준비가 안됐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양해를 구하고 있다.

○결심하면 두문불출 합숙

그가 외부 접촉 중단을 선언한 건 지난 1일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매일 연구소와 공장이 있는 서울과 창원을 오가며 회의하는 데도 시간이 빠듯하다는 게 그 이유다. 36년간 세탁기만 팠는데 갑자기 냉장고와 소형가전까지 맡으라니 내년 사업계획 짜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란다. 주말도 없이 거의 창원 사업장에서 합숙하는 수준이라고 소문이 났다.

그의 두문불출 역사는 처음이 아니다. 조 사장은 1994년 세탁기 연구실로 옮기자마자 집에서 나왔다. 공장 2층에 침대를 놓고 주방까지 만들었다. “세탁기 독립 만세”를 부르는 날까지 밤샘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10여년간 일본 기술 들여와 세탁기를 만드는 데 신물이 났어요. 일본에 없고 세계에서 처음 보는 세탁기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직원들이 똘똘 뭉쳤죠.”

그렇게 5년을 매달린 끝에 빛을 본 게 ‘다이렉트 드라이브’ 시스템이었다. 모터와 세탁통을 벨트로 연결해 돌리는 일본식이 아니라, 모터가 직접 통을 돌리는 LG만의 새로운 방식이었다. 1999년 당시 대당 15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었는데도 나오자마자 2만대가 넘게 팔렸다. 그는 “내가 만든 세탁기 내가 책임지겠다”며 LG드럼 세탁기 광고에도 출연했다.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2년 뒤 고졸 출신으로 사내에서 처음 별(임원)을 달았다.

○한·일 사투리 전문가(?)

세탁기 독립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니었다. 세탁기 연구실장 시절 일본 기술을 귀동냥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장 간 횟수만 150회가 넘는다.

조 사장은 “일본 전자업체들이 모여 있는 오사카를 계속 찾다보니 자연스레 오사카 사투리에 익숙해졌다”며 “일본 친구들에게 술도 사주며 개인적으로 친해져 비밀리에 세탁기 생산 라인을 구경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도쿄에 가면 도쿄 말투를 쓰려고 노력했지만 그래도 오사카 억양이 강한지 도쿄 사람들이 ‘오사카 출신이냐’고 묻곤 했다”며 웃었다.

그의 ‘헷갈리는’ 출신 성분은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구수한 인상과 강한 부산 사투리 때문에 첫눈에 “영락없는 경상도 사나이네요”라는 말이 나오기 일쑤다. 하지만 그의 고향은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충남 대천이다. 조 사장은 “30년 넘게 창원 사업장 직원들과 지내서 그런지 말투가 바뀌었다”며 “충청도 말이 잘 생각나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그보다는 서울에 자주 올라가 서울말에도 익숙하다. 주변에선 “도쿄말과 오사카말도 하고 서울말에 부산말, 충청도말까지 5개 국어를 한다”는 우스개도 나온다.

○간판 따기 거부한 고졸 CEO

익히 알려진 대로 그의 가방끈은 짧다. 용산공고 졸업 후 회사에 들어와 대학을 다닐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그는 확고했다. “밖에선 오로지 사람을 학력으로만 평가하죠. 그런데 사내에선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창원 사업장에 지방대 출신들이 많은데 더 좋은 학교를 나온 직원들보다 훨씬 일을 잘해요. 학력은 사람 능력의 20%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신념 때문에 그와 함께 고졸로 입사한 동기들이 야간 대학을 다닐 때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자랑할 때마다 또 다른 오기가 생겼다고 한다. “니들이 간판 딴다고 보낸 시간에 난 세탁기를 더 연구했다”며 “꼭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게 고졸 CEO의 가치관이었다.

이 때문인지 일류대를 나온 엔지니어들이 한 번도 받기 어려운 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2002년 신지식 특허인상으로 시작해 2006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엔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10년엔 지식경제부 선정 대한민국 100대 기술 주역상까지 거머쥐었다.

○세탁기는 첨단제품

그는 ‘학력 세탁’의 기회만 거부한 게 아니었다. 사내에서 다른 사업부로 옮기는 ‘보직 세탁’의 기회도 많았다. “한물간 세탁기보다 TV나 휴대폰을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지만 그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세탁기가 아직 너무 불편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TV는 누워서 보면 그만이고 휴대폰은 가지고 놀기 좋은데 세탁기 쓰려면 너무 힘들잖아요. 빨래 들고 가서 세탁통에 던지고 세제도 넣어야죠. 무슨 코스로 할지 버튼도 여러 번 눌러야죠. 또 꺼내려면 허리 숙이고 얼마나 힘들어요. 이렇게 불편한 만큼 세탁기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죠. 세탁기를 통해 할 일이 아직도 너무 많습니다.”

조 사장은 세탁기야말로 첨단제품이라고 내세운다. 옷을 벗지 않은 상태에서 빛으로 빨래를 할 수 있는 세탁기나 스마트 시대에 휴대폰과 연동해 다양한 신개념 세탁기를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기술관이다. 이런 엉뚱한 발상 덕에 나온 게 의류 관리기였다. 세탁하기 힘든 양복이나 외투를 보관하면서 냄새와 세균을 제거해주는 ‘LG 트롬스타일러’가 그의 작품이다.

조 사장은 세탁기에 대한 미국인들의 고정관념을 바꿔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미국인들은 세탁기를 지하실 구석에 두는 탓에 디자인은 안중에도 없었다. ‘세탁기는 그저 크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여겼다. 조 사장은 역발상 전략을 썼다. 2006년 세탁기 크기를 키우면서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블루와 레드 등 다양한 색상의 드럼 세탁기를 한꺼번에 내놨다. 이 제품이 대박을 쳤고 미국인들은 세탁기를 지하실에서 집안으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이후 2007년부터 LG전자는 미국 월풀을 제치고 5년 연속 미국 세탁기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장 큰 미국 시장을 장악한 덕에 세계 1위도 4년째 고수하고 있다.

승승장구 비결을 물었더니 “열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조금만 더 자세히 말해달라고 하자 “고객이 선망하는 세탁기, 오래 쓰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으면 정답이 나온다”고 했다.

조 사장과 20년 넘게 같이 일해온 조한기 LG전자 세탁기연구소장(상무)의 ‘상향 평가’다. “사장님은 늘 복안을 준비하는 분이에요. 남들은 만일에 대비해 ‘플랜B’ 정도만 생각하지만 플랜C, 플랜D까지 준비해 놓으십니다. 또 부하 직원들 아이디어를 죽이지 않고 늘 되는 방향으로 같이 고민해주시죠.” ‘고졸 신화’의 주역 조 사장이 국내, 아니 전 세계 가전 업계에서 또 어떤 신화를 써나갈지 주목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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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gok021 | (2015-07-09 오전 8:29:05)

조사장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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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333 | (2013-03-14 오후 1:55:00)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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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333 | (2013-03-14 오후 1:31:00)
ㄹㅊㄹ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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